레드오션이 돼 버린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하나의 성공신화로 떠오르고 있는 애플 앱스토어(App Store).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RIM, 노키아 등이 앱스토어의 발자취를 좇아 ‘타도 앱스토어’를 외치고 있는 지금 차츰 베일을 벗고 있는 ‘한국형 앱스토어’의 전망은 어떠할지 짚어보도록 하자.
■ 앱스토어란 무엇인가?
앱스토어는 애플이 운영하고 있는 오픈 소프트웨어 마켓이다. 정확히는 아이팟 터치 및 아이폰용 응용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서비스로, 아이폰 3G가 발표되기 전인 2008년 7월 10일부터 아이튠스의 업데이트 형태로 서비스가 시작됐다.
앱스토어 이용자는 개인용 컴퓨터에서 아이튠스를 이용하거나 아이폰 및 아이팟 터치의 메뉴에서 직접 3G 네트워크 혹은 와이파이를 경유해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다양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유료 결제가 요구될 때도 있다.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할 때도 아이튠스 스토어 계정은 필요하다.
앱스토어에 애플리케이션을 등록시키는 것은 누구라도 가능하다. 자신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앱스토어를 통해 등록시키는 길은 자유롭게 열려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애플과 개발자 계약을 할 필요가 있다.
이용자는 맥 OS X 10.5 상에서 엑스코드(Xcode), 아이폰 SDK 등의 개발도구를 이용해 애플리케이션을 작성한 후 앱스토어를 통해 판매 혹은 배포할 수 있다. 유료 애플리케이션의 판매 가격은 개발자가 자유롭게 매길 수 있으며 판매 수익의 30%는 애플이 수수료 및 호스팅 비용으로 받게 된다. 참고로 개발자로서 등록하는 데는 연간 99달러의 비용이 든다.
현재 앱스토어에는 하루에서 백여 가지 애플리케이션이 공개되고 있으며 이용자는 컴퓨터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아이폰 및 아이팟 터치의 무선 인터넷 기능을 활용해 단말기로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할 수도 있다. 이처럼 앱스토어를 통한 소프트웨어 공유 및 판매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 앱스토어의 광풍
지난 2009년 1월 17일 앱스토어 다운로드 횟수는 5억 회를 돌파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불과 3달이 지난 지금 앱스토어의 다운로드 횟수는 10억 회에 육박하고 있는 상태다. 앱스토어의 이런 뜨거운 인기는 모든 개발자에게 소프트웨어 판매의 길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에 그 연유를 둘 수 있다.
소프트웨어 안정성을 애플이 검증해 보장하고 유통에 따른 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를 개발만 하면 소비자에게 손쉽고 편리하게 제공하고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발하게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고 소비자들은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운로드 횟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앱스토어가 활성화됨에 따라 애플의 단말기인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의 판매량도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애플과 소프트웨어 개발자, 그리고 소비자가 서로 ‘윈-윈’ 하는 상황이다.
앱스토어의 이러한 성공적인 서비스는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의 성공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상황은 현재 IT산업의 흐름, 개개인의 미디어화, 그리고 무선 인터넷 시장의 활성화 등에 미루어 본다면 절대 일시적인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많은 전문가는 향후에도 앱스토어 혹은 이와 유사한 소프트웨어 오픈마켓은 발전해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 앱스토어에 대한 도전장
앱스토어의 이러한 성공을 견제해 유수의 기업들은 ‘포스트 앱스토어’를 외치며 소프트웨어 오픈마켓을 열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구글은 티모바일(T-mobile) G1폰을 통해 안드로이드 마켓 플레이스를 열었고 노키아는 오비스토어를 론칭했다.
이어서 RIM(리서치인모션)도 블랙베리 앱 월드(BlackBerry App World)를 공개했다. RIM의 소프트웨어 오픈마켓은 블랙베리용 애플리케이션의 집중 판매를 염두에 두고 있다. RIM은 블랙베리의 높은 시장점유율을 활용해 부가적인 수입을 올리고 유저 편의성을 높이면서 결과적으로는 제2의 앱스토어로 나아가길 꿈꾸고 있다. 현재 블랙베리 앱 월드는 블룸버그, 뉴욕타임스, MTV 네트워크 등과 제휴를 맺고 있다.
그리고 애플의 강력한 호적수인 마이크로소프트도 움직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마켓플레이스(Windows Marketplace)를 야심 차게 내놓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오픈마켓은 기존의 앱스토어와는 몇 가지 특징적인 차별점을 갖고 있다.
이용자들의 볼멘소리를 듣고 있는 앱스토어의 환불정책을 개선해 마이크로소프트는 24시간 이내 애플리케이션 환불을 행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의 환불 금액을 개발자에게 부담시키는 방식도 개선했다.
또한 아이튠스를 이용해 구입해야 하는 앱스토어의 애플리케이션과는 달리 신용카드나 휴대폰으로 자유롭게 결제할 수 있도록 차별점을 뒀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마켓플레이스는 올해 말 공개될 예정이다.
■ 한국형 앱스토어란?
국내에서는 이와 같은 소프트웨어 오픈마켓에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을까. 가장 먼저 움직임을 보인 것은 개인 개발자다. 개발력을 갖춘 개인 개발자는 앱스토어가 오픈됨과 동시에 기발한 애플리케이션을 많이 내놓았고 이중에서는 상당한 수익을 올린 개발자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 움직인 것은 국내 모바일 게임 개발사다. 특히 게임빌의 경우 발 빠르게 움직여 앱스토어에 아이폰 및 아이팟 터치 전용 게임을 다수 선보여 높은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최고기록은 앱스토어 다운로드 횟수 8위),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에서는 ‘베이스볼 슈퍼스타 2009’라는 게임 소프트웨어를 내놓아 이용자 평점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컴투스 역시 '레전드 오브 피너(Legend of Feanor)' 등 다양한 게임을 앱스토어에서 판매 중이다.
단순히 앱스토어에 뛰어든 것이 아니라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처럼 ‘포스트 앱스토어’를 만들겠다고 나선 이들도 있었다. 먼저 야심 차게 출사표를 던진 것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영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삼성 애플리케이션 스토어(Samsung Application Store)를 오픈했다. 이 소프트웨어 오픈마켓에서는 윈도 모바일, 심비안, 자바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서비스하고 있는 중이다.
다음으로 움직인 것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지금 있는 폐쇄형 콘텐츠 유통 채널을 3년 안에 앱스토어와 같은 방식으로 대체하려 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개발자와 함께 세계 시장으로 나갈 계획으로 SK 앱스토어 사업이 국내 사업에 국한되지 않을 것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개발자가 회원등록 및 연회비 입금 후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콘텐츠 판매 가격은 개발자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등 앱스토어를 벤치마킹한 사업 계획서를 발표했다.
소프트웨어 심의 역시 애플의 방식을 답습하되 외국과는 적용 법규가 다른 게임에 대해서는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심의로 과정을 달리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이 이야기하고 있는 SK판 한국형 앱스토어는 현재 상당히 구체적인 부분까지 사업계획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체적으로 애플 앱스토어와 유사한 모습을 띤다고 할 수 있다.
SK텔레콤 앱스토어는 올해 9월경 베타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며 이와 같은 사업계획에 대해 각계각층에서 지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에 이어 LG텔레콤과 KTF도 이와 같은 ‘한국형 앱스토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지금껏 국내시장에서는 폐쇄적인 전략을 지켜오던 이동통신사들이 앱스토어의 성공을 보고 그 흐름을 바꾸려는 것으로 봐도 좋은 것이다.
이에 이어서 지난 게임협회 출범식에서는 NHN 한게임도 앱스토어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대외적으로 알려졌다. NHN 한게임 김정호 대표는 “NHN 한게임이 한국형 앱스토어를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처럼 앱스토어 같은 소프트웨어 오픈마켓 플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는 게임 업체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동통신사, 게임업체뿐 아니라 국내 포털 사이트들도 앞다투어 ‘한국형 앱스토어’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다음의 경우 발 빠른 대처를 보이고 있는데 다음지도를 비롯한 3D 지도 서비스와 TV팟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중이다.
■ 기대 반, 우려 반
한국형 앱스토어가 어떤 방식으로 선을 보일지 추측하기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아직 애플 앱스토어를 제외하고 다른 소프트웨어 오픈마켓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분명히 소프트웨어 오픈마켓은 지금껏 없던 수익원의 창출이며 지금껏 레드오션의 무한경쟁 체제로 불리던 소프트웨어 개발 산업의 정말 오랜만의 ‘블루오션’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많은 업체가 무작정 앱스토어에 뛰어드는 것은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경우는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라는 단일화된 단말기를 가지고 있는데 반해 여타 업체 제품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구글을 비롯한 업체들의 소프트웨어 오픈마켓의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동통신사 폐쇄적인 음악 서비스가 긴 시간을 들여 결국 자리를 잡은 것처럼 한국형 앱스토어 역시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결국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SK텔레콤에서 이야기했던 앱스토어는 어디까지나 ‘SK텔레콤 이용자’의 편의를 위한 것 그 이상은 아니었다.
여타 이동통신사들에서 내놓은 청사진 역시 이용자층을 ‘모바일 기기 이용자’가 아닌 ‘자사 통신사 이용자’로 보고 있다. 이런 정책으로는 그들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세계 시장을 노린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게임업체의 경우는 게임심의 제도가 그들의 발목을 붙잡을 것으로 보인다. 심의를 받지 않으면 상품이 될 수 없는 현재의 심의제도 하에서는 앱스토어처럼 원활한 소프트공급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다.
인터넷 포털 서비스 업체들이 그리고 있는 앱스토어는 모바일 기기와 게임 사이의 영역에서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두 시장에서의 제약이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앱스토어의 무한한 가능성, 그리고 엄청난 수익은 업체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할 매력적인 카드다. 하지만 아이튠스를 벤치마킹했던 온라인 음원 사이트들의 더딘 발걸음에 미뤄봤을 때 지금 업체들이 줄지어 발표하고 있는 ‘한국형 앱스토어’는 말 그대로 국내에서의 치열한 자리다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중순이 지나서야 한국형 앱스토어의 향후 전망이 제대로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아직 불안하고 시기상조적으로 보이는 계획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부디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업체 상호 간의 서로 유연하게 협력해 나가면서 말 그대로 ‘오픈’된 소프트웨어 마켓이 형성돼 ‘한국형 앱스토어’가 ‘세계의 앱스토어’를 대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